어느 점심시간 대표님께서 이 책에 대해 언급하시며 매우 공감이 간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처음에는 어떤 책인지 궁금해서 읽어보게 되었는데, 크래프톤이 게임 업계에서 엄청난 성공을 거둔 회사하는걸 알았기에 제일 끌렸습니다.

이번 포스트에서는 이 책이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와 스타트업에서 제품을 만들어가는 개발자의 입장에서 제가 느낀 바를 전달하려고 합니다.

책 소개

크래프톤 웨이는 게임 업계에서 성공하는 데 필요한 지혜와 경험을 담은 책이 아닙니다. 그저 10년간의 크래프톤을 운영하며,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데 있어 생긴 어려움과 실패, 개발자와 경영진 간의 상호작용을 다룹니다.

크래프톤의 성공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그 성공을 이루기 위해 겪은 어려움과 도전의 날들을 솔직하게 담고 있습니다. 그런 어려움을 읽으며 독자들에게 ‘나라면?’ 이라는 질문을 계속해서 던져주며 생각해 볼 수 있게 하는 책입니다.

느낀 점

저는 개발자로 일하고 있어서 그런지 글을 읽으며 개발자의 입장에서 더 공감이 되었습니다. 실제로 크래프톤의 어느 한 개발팀장의 말이 기억에 많이 남았는데, 그 중 하나는 실패를 경험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실패 과정에서 경험과 지식을 축적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문서화가 필수적이죠.

앞서 말한 것에 대해 반박하는 사람은 없을 것 같은데요. 다만 문제는 개발 시간에 쫒겨 문서에 남을 개발 지식이 조금밖에 되지 않아 결국 대부분의 지식이 개발자들의 머릿속에, 프로젝트 그 자체에 남게 됩니다. 성장을 위해서는 개발자들이 최대한 회사에 잔류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저도 위와 같은 말에 전적으로 동감하며 글을 읽었었는데, 이 책을 통해 조금이나마 경영자가 왜 그러한 선택을 했는지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구성원 개개인과 만들어진 자산이 모두 소중하며, 더 근본적인 프로젝트가 성공할 수 있는가, 기업에 지금 플러스가 되는가 등을 고려하는 것입니다. 사실 생각해보면 개발자나 기획자만큼이나, 혹은 더 많이, 프로젝트가 성공하고 구성원들이 챙겨지길 바라는 사람은 경영인이라는 것입니다.

이 뿐만 아니라 이야기를 진행하다보면 경영자와 기획자, 그리고 개발자들 간에 계속해서 의견이 대립하는 상황이 펼쳐지는데요. 서로의 비전을 이야기하며 힘을 합치던 사람들도 어느 순간 뒤에서 비방을 하고, 이야기를 진행하며 감정이 격해져 하지 않아야 할 말을 하고 나중에 후회하기도 하며 의견을 대립합니다.

그 과정이 너무 세세해서 더 몰입하여 보았던 것 같습니다. 그 상황 속에서 같이 있던 사람처럼 느껴져 계속해서 ‘나라면?’ 이라는 생각을 할 수 있게 해주어서 좋았습니다.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이 있으면 응원하게 되고, 그렇지 않다면 왜 이 사람은 이런 생각을 하는지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는 글이었습니다.

동일시의 함정을 경계해야 한다. 제품에 대한 자기 투영은 때때로 매우 높은 열정을 만들어 내기 때문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도 하지만, 대체로 종국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김창한-

비판은 쉽고 만드는 건 어렵다. 수많은 사람들이 비판의 글을 쏟아낸다. 그들 대부분은 자신이 비판하는 제품의 반의반만 한 것도 만들어낼 수 없는 사람일 것이다. 비판자보다는 창조에 기여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김창한-

마무리

이 책은 게임 업계, IT 업계 뿐만 아니라 회사의 일원으로 일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다른 사람의 입장을 한 번 더 생각해볼 수 있게 해주는 책입니다. 또한, 성공의 뒤에는 썩은 시궁창이 있을 수 밖에 없음을 상기시켜주는 책입니다. 장병규 의장은 배틀그라운드가 성공한 뒤 회고하였을 때, 지금의 지식을 가지고 처음 창업할 때로 돌아간다면 시작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는데요. 그 이유는 성공을 위한 과정이 얼마나 힘든지 너무 느꼈기 때문이 아닐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정이 힘들어 도전하지 말라는 의미가 아닌 이미 크래프톤이 겪은 어려운 과정을 독자분들이 읽고 더 슬기롭게 대처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느꼈습니다.